어느 날 잠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감고 있는데 정신이 또렷하다.
잠이 들것 같은 느낌이 들면 누군가가 나를 다시 깨우는 기분이 든다.
너무 힘들고 미쳐버릴 것 같다.
그렇게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4시 반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 이럴바엔 차라리 일어나서 일이나 하자.
씻고 옷입은 뒤 학교에 출근했다.
처음엔 괜찮았는데 2시간 쯤 지났을까? 극도의 피곤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다시 집으로 왔다. 이불을 펴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이럴수가... 또 잠을 잘 수가 없다. 피곤한데 잠이 안온다.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온 몸을 감싸며 심장이 더 빨리 고동친다.
온 몸에 전기가 찌릿하고 뻐근함이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고 결국 잠을 못 잔 채 다시 출근했다.
아침시간에는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비록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렇게 3시간 정도 공부/일을 한 뒤, 다시금 피곤함이 온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우울함도 함께 동반되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재빨리 집에 와서 다시 잠을 청했다.
역시 잠이 오지 않는다.
안되겠다 싶어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다행히 날씨는 너무 화창하고 좋았다.
산책하면서 "대체 내가 왜 이러나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극도로 긴장하거나 불안하면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한다. 특히 전쟁터의 군인들.
졸업 논문도 써야 하고, 논문 리뷰 온 것도 해결해야 하고, 포스트 닥 지원을 위해 프로포절도 써야 하고,...
할 일이 너무 많고, 내가 그걸 다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
계속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다짐했지만 실상은 불안감에 떨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여유가 없어 독서도, 운동도, 명상도, 모두 소홀히 하며, 릴랙스 없이 계속 달렸던 게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차피 이렇게 못 자면 아무것도 못한다.
오늘과 내일(어차피 토요일)은 아무 생각없이 쉬자. 가족과 함께 보내며 릴랙스 하는 시간을 가지자.
그렇게 동네 한바퀴를 돌며 산책하고 저녁에 가족, 지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때마침 할로윈 전날이라 행사가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뒤 꿀잠을 잤다. (살았다!)
다음 날, 잠을 못 잔 후유증이 여전히 있었지만, 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회복되었다.
오전, 오후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딸 아이의 Trick or Treat에 동참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문 앞에 초코렛 바구니만 놔두는 집이 많았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돌아다니며 엄청난 양의 초코렛을 모은 뒤 집으로 왔다.
역시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오늘 일요일, 해야할 일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잠을 자지 못한 뒤 깨달은 것들을 여기에 적고 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불안했고, 중간 중간 쉬어주어야 할 타이밍에도 계속 긴장하며 공부/일을 했던 것 같다.
휴식의 중요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만), 이번에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쉬지 않으면 죽는다.)
휴식없이 일을 하다가 탈이 났고, 오히려 시간을 더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긴장하지 말자. 불안해 하지 말자. 나 자신을 믿자. 시간을 기계적으로 사용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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