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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인간관계를 복잡계로 이해하자

이 세상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복잡계이다

복잡계의 불가사의한 특징 중의 하나는 개개인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상호작용할 때 이것이 제로섬이 되어 사회를 안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세상은 가까이에서 보면 개판이다.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고, 미치광이들이 판을 친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문명, 인권, 식량, 기술은 계속 발전되어 왔다.

마치 200년 동안 주식이 계속 우상향을 이루었다는 제레미 시겔의 연구 결과처럼, 사회는 극심한 변동속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보여주었다.

 

복잡계의 특징 중의 하나는 너무 복잡해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정 결과의 뚜렷한 원인을 알아내기도 힘들다.

상사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 직장 동료가 어느 날은 잘해줬다가 어느 날은 심통을 부리는가?

복잡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는 주변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또는 내가 사람들에게 왜 짜증을 내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럴듯한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사소하게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이 한 둘인가?

그 사람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기분 나빠서 그랬다고 말할까?

적당히 그럴듯한 핑계를 대는 것이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이다.

,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무슨 원인이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것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생각할 시간도 없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다음에 취해야할 태도는 명확하다.

누군가가 이유없이 무례하게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할 필요없다.

그 사람만의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결과에만 반응하면 된다.

심한 모욕을 느끼거나 물리적으로 해를 가한다면 강력히 대응하고 그냥 짜증나게 하는 정도라면 무시하고 넘어가자. 일일이 대꾸할 필요도 없다.

그냥 복잡계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 또 일어났구나 정도로 생각하자.

저 사람이 나에게 왜 저러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정말 잘 못한게 있다면 사과하고 반성하자) 저 사람이 (또는 상사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결국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다.

이유를 알 수도 없고 딱히 그럴듯한 이유가 없을 지도 모른다.

 

삶이 불안한 것, 사람들이 다 미친 것 처럼 보이는 것 모두 당연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불친절하고 차갑다고 고민할 필요없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불친절하고 차가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기준과 생각을 가지고 산다.

내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기준을 모두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하면 된다.

그럼 누군가를 나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것이다.

그게 최선이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삶과 인간관계의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여기에 익숙해지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살기 편한 곳이 될 것이다.

이 세상이 복잡계에 속하고 인간 관계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임을 인식하면 행복을 높이고 걱정을 좀 더 줄이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데 에너지와 시간을 너무 낭비하지 말자.

다른 사람의 심리가 어떤지, 왜 저러는지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말자 (그건 그런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학자들에게 맡기자).

내가 뚜렷하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모를까, 대부분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은 개인적인 사정일 확률이 높다 (집안 사정이 안좋거나, 애인과 사이가 틀어졌거나 등등).

우리는 해야할 일이 많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일과 가족, 나의 행복한 삶과 미래에 집중하자.

물론 주변 사람들을 전부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좀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