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저자인 샐리 티스데일은 본업이 호스피스 간호사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죽음을 매일 본다.
오랫동안 축적된 죽음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덤덤하게 서술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죽음에 대한 어려운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오히려 조언과 충고를 해 주는 책이다.
죽음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조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에 대하여 더욱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 같다.
경험에서 나오는 임종환자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의학적 지식들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죽어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준비하게 해준다.
살면서 절대 피할수 없는 죽음이지만 나는 항상 외면만 하였다.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은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의 생각을 죽음이라는 범위까지 확장시켜 준다.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죽음은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대처하면 된다고.
책에서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죽어가는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충고의 말을 정리해 보았다.
1. 죽어가는 이에게 하는 충고
- 작가 빙햄은 88살에 암치료를 거부했다. 자신의 치료방향은 자신이 정하자. 예를 들어 식물인간이나 뇌사 상태가 되었을 때, 생명유지 장치를 쓰지 않을 것을 미리 문서화하는 방법이 있다.
- 죽기 전에 "내가" 나의 시신을 어떻게 할 지 꼭 밝히자. 예를 들면 공동 묘지에 뭍을지, 화장을 할지 등등
- 환자는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신체적인 이유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을 긍정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하다).
- 통증은 걱정할 필요없다. 통증은 모르핀으로 낮출 수 있다. 의사의 처방에 따르면 중독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부작용이 있다면 마리화나를 쓰면 덜하다.
- 죽음을 인식하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왜 죽어야 하지? 왜 지금이지? 왜 나지?"하며 죽음을 불안해 하고 암울하게 여기는 반면, 어떤 사람은 고통과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영원한 행복으로 생각한다. 작가 데니스 포터는 죽기전 "세상 만물이 주는 찬란함이 이제서야 보인다. 그 찬란함을 경험해 보라."라고 말했다. 저자는 내가 퇴비가 되어 자연에 활용된다는 사실이 흡족하다고 말한다. 우울해 하기 보다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깊이 고찰해 보자.
- 나는 저자의 이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죽음은 죽어가는 과정이다. 신체조직이 서서히 하나씩 꺼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을 것이다."
2. 간호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충고
- 임종환자를 간호할 때는 만사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 소중한 모든 것과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이 변한다. 임종환자가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감정의 폭발에서 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당황해 하지 말자.
- 환자에게 음식 또는 물을 억지로 먹으라고 하지마라. 기력이 약한 환자는 소화 기능이 약하고, 수분 (물) 을 심장과 콩팥이 감당 못할 수 있다.
- 향수를 뿌리지 마라. 환자는 냄새에 구역질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 "기저귀 갈 시간이야"따위의 말을 하지 마라. 다른 표현을 찾아보자.
- 어느 정도는 솔직해져라. 무조건 참으면 견디기 힘들다.
- 간호하는 사람은 환자가 바라는 것을 항상 체크할 수 있게 메모하라
- 환자가 "이젠 집에 가고 싶어"라고 말하면 "그래요. 이젠 집에 가셔도 돼요."라고만 하자. 임종환자는 은유적인 표현이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언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 환자가 하는 행동에 태클걸지 마라. 귀기울여 주거나 질문을 던지고 기다려라. 만약 토끼 인형을 찾는다면 그냥 찾아서 줘라.
- 돌보는 이들은 꼭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라.
3. 환자를 집에서 간호하지 마라.
요즘엔 병원이나 요양원, 실버타운 등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전문 간호사도 있다.
집에서 임종환자를 돌보면 장거리 출퇴근, 초과 근무, 약 사용법 미숙, 환자의 변화에 익숙하지 않음 등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종환자의 상태는 순식간에 응급상황에 도달하기도 한다. 이때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환자를 임종 전문 프로그램이나 요양원에 맡길 것을 권한다.
4. 애도하는 사람에게 하는 충고
- "그녀는 이제 더 좋은 곳으로 갔어. 너도 이제 그만 털고 일어나야지." 라고 절대 하지 마라. 어떠한 설명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애통을 덜어주지 못한다. 애통은 반복해서 토로해야 하는 이야기다.
5. 시신도 중요하다.
저자는 죽어가던 이가 죽은 이후에도 (시신이 된 이후에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책에는 버치라는 인물이 나온다.
어릴 때부터 범죄를 저지르고 평생을 노숙자로 살다가 최근에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어 집을 얻고 고양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사람답게 살기 시작한 순간 간암에 걸렸다.
저자는 버치를 본인의 집으로 데려와 간호해 주었다.
버치가 저자의 집에서 투병생활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저자와 저자의 남편은 버치의 시신을 씻기고 똑바로 눕힌 뒤, 버치의 친구들이 한 사람씩 작별 인사를 고하게 했다.
철학자이자 작가인 대니얼 데닛은 시신을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시신을 함부로 다루면 곧 죽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P.S. 시신을 옮길 때 폐에 남아 있던 공기가 빠져나올 수 있으니 놀라지 말자.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막연히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내가 암에 걸린다면 치료를 거부하고 시골에서 조용히 살다가 죽고 싶다.
이 책을 읽고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깨달았다.
암 환자는 몸이 약해져 혼자서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기력이 쇠한다고 한다.
간호인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고통을 고스란히 견디기 보다는 진통제를 통해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문 시설에 가서 전문 간호인의 돌봄을 받는 것이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나도 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좋은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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